처녀비행님입니다
운동으로 다져 진 몸이라서 원래 다부지고 빠르지만
이번 출조에서는 더 빠른 몸놀림으로 여러가지 애를 많이 써 주시네요
 
아~~~! 찌가 내려갔지요?
 
솨아악 내려 가던 찌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지고 순간 챔질,
그러나 릴을 감을 손이 모자랍니다 - 오른 손은 낚싯대를 들고 있고 왼 손에는 커피...
 
이전에 금우궁님이 참돔 큰 거를 걸었는데
입에 있던 것은 순간적으로 뱉어냈는데 손에 들고 있던 것은 어쩌지를 못해
옆 사람을 불렀다 하더니 이번이 딱 그 짝입니다
 
실상은 따지고 보면 왼 손에 있는 커피는 그냥 땅에 내려놓으면 되고
내려 놓을 상황이 못 되면 뒤로 던지면 되는데 어쩌다 그게 안 되는지 사람을 부릅니다
[고기 걸었는데 커피...] [이 커피 좀 받아 주시우~~~]
 
커피를 건네자 곧바로 릴을 감아들이는데 릴링이 안 됩니다
2000번 릴이 아예 돌아가지를 않고 고기도 문D 떠오를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원줄은 팽팽하고 그냥 버티기만 하는데
드렉도 내만권 벵에돔에 맞춰 놔서 원줄이 풀려나가지도 못하는데
어느 순간 고기가 동동거리는 느낌이 옵니다
 
 
커피타임 중인 뒤에서는 무슨 고기냐고 물어오는데 아침에 물어제끼던 전갱이는 아닌 것 같고
느낌상 숭어 아니면 감성돔....[뜰채를 준비할까요?] [그러는 것이 낫겠다....]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지만 순간순간 동동고리면서 떠오르는 고기를
그 때마다 한 바퀴 아니면 두 바퀴 릴을 감아들이는데
그런 중에도 너덜거리던 1호 목줄이 자꾸 애가 쓰입니다
 
 
먼데서 받은 입질이지만 그럭저럭 발 앞까지 딸려오더니 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4짜급 감성돔...!
 
선 자리가 높아서 아래로 내려서서 뜰채질을 해야 할 상황
언제 터질지 모르는 목줄 때문에 내려서지를 못해서 뜰채질을 부탁하고
처녀비행님 그 날쌘 몸놀림으로 뜰채를 들고 주욱 밀어 넣고 뜰망 안으로 고기를 넣는데 성공!
 
뜰망에 입성한 감성돔을 들어올리기 위해 뜰채 한 마디를 안으로 밀어넣는 순간 아뿔사!
뜰망이 빠지면서 뜰망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고기는 원위치
 
뜰망이 빠지는 순간 당황스러운 일이 생기고 고기를 들어 올릴 재간이 없어
아침에 들어오면서 보이던 찌불이 있는 갯바위로 가서 뜰채를 빌려 오면 안 되겠는가 했더니
부리나케 달려가서 퍼뜩 빌려와서는 목줄이 터지기 전에 주욱 뜰채를 밀어넣는데 이런!
뜰채가 고기에 닿지를 않습니다
 
갯바위 높이가 6m 정도인데 뜰채가 닿지를 않으니
더 낮은 갯바위로 내려가야 할 상황이라
처녀비행님 그 갯바위로 내려서는데 그 갯바위가 물에 젖어 있어
주욱 미끄러지면서 들고 있던 뜰채를 놓치고
 
 
뜰채가 낭떠리 아래로 떨어지자 내려 갈 곳이 있나 찾던 처녀비행님 다시 또 미끄러지는데
천만만만 다행으로 갯바위를 꽉 움켜쥐면서 바다로 빠지는 불상사는 겨우 피합니다
 
6m 아래로 떨어진 빌려 온 뜰채는 너울에 쓸려 떴다 가라앉았다 하더니
큰 너울 한 방에 수중여 하나를 타고 넘더니 뒤쪽 아주 작은 홈통 속으로 쏘옥 들어가더니
뜰망은 물 아래로 빠져들고 뜰채 뒷마개는 하늘로 치켜 들더니 꼿꼿하게 떠 있습니다
 
이 곳 홈통이 그 높이가 7m 정도인데다 낭떠러지라
눈 앞에 뻔히 뜰채가 보이는데도 건져 낼 도리가 없습니다
 
뜰채를 건지 못하면 다른 건 모두 다 뒤로 제쳐두고
당장에 그 분이 고기를 건다 하면 뜰채가 없어 그 고기를 거지지 못하니
당장에 그것이 가장 큰 문제라서 들채를 건져내는 것이 아닌 것보다 낫다 싶어
건져 낼 방법을 계속 궁리합니다
 
결국은 그 뜰채는 건져서 주인분께 돌려드리고 빠지게 해서 죄송하다 하니 그냥 씨익 웃으시며
4짜는 돼 보이던데 고기 건졌는지 묻더라 합니다. 부지불식간에 도움 주셔서 참 많이 고마웠습니다
 
7m 낭떠러지를 오르내리면서 뜰채를 건지고 처녀비행님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못 건지면 아주 미안할 건데 건져서 다행입니다... ]
 
뜰채는 그렇게 마무리가 되는데 문제는
공기를 먹다먹다 지쳐서 대가리를 아예 하늘로 치켜들고 있는 감성돔...4짜......
2호 원줄에 1호 목줄로는 들어뽕은 아닌지라
두레박 물 푸듯이 원줄 잡고 하나 둘 살짝 들어올리는 순간
귀에 들리는 것 같은 소리 - 뚝!
 
지난 번 다대포 형제섬에서 걸었던 4짜 긴꼬리벵에돔
네 번을 쳐박고 내달리는 바람에 갯바위를 달려달려 해서 겨우 물에 띄운 건데
그 때는 뜰채가 멀리 있고 역시 묵줄이 불안해서 끌고 가지를 못해 두레박질 시도하다가
들어올리자 마자 뚝! 하더니 이번도 똑 같이 그랬습니다
 
왜 4짜는 걸기만 하면 전부 뚝!인지요?^^
 
 
물흐름이 바뀌면서 잡어도 입질을 거의 안해서 감성돔 채비는 걷어들이고
오후 두어 시간 벵에돔을 목표로 했는데
감성돔이 안 물어주는 물흐름은 벵에돔도 안 물더군요^^
 
 
이번 출조에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났는지
첫 채비에 야간찌가 불이 안 들어와서 처녀비행님 마찬가지로 둘이서
어둑살이 가실 때까지 찌를 못 보는 낚시를 했고
찌건지개로 건져내긴 했지만 원줄이 터지면서 찌도 떠내려가고
뜰망이 없는 뜰채는 또 왜 다 부서져 있는지...
 
  
여하튼 이번 출조는 오르내리기 힘이 들기도 했고
잠을 제대로 못 자고 갔지만 졸리거나 하지는 않은 힘찬 낚시에
집에 오기도 힘있게 돌아와서 좋은 추억이 됩니다
 
고기만 보자면 장승포에...감성돔도 있네요^^
 
긴 글 읽어 주심에 감사드리고 부디 건강하시고 즐거우시기 빕니다^^